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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그대 보고픈 날

시인의 눈에는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보다 춥고 가난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고 이겨내고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이 시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면 좋겠다. 감기는 좀 어떻노 하다가 불면증이 와서 한 숨도 못 잤다 하다가 카드로 자동차세 내면 포인트 받는대 하다가 그거 받을 뻔 했는데 서버가 다운 됐다 하다가 쥐꼬리만 한 밭, 김맸는데 온 몸이 쑤신다 하다가 콩꼬투리만한 거라도 내 땅 있었으면 좋겠다 하다가 다 거덜 내고 남의 터 남의 집에 사는 어느 집 얘길 하다가 마늘이며 감자며 용돈이 도로 올라오는 부모를 얘기 하다가 억대 연봉일 거야 하면서 막내 동서 얘기를 하다가 혼자되어 식당을 하는 어느 여자 얘길 하다가 늙음을 얘기하고 노후를 얘기 하다가 내 할 도..
시인의 눈에는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보다 춥고 가난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고 이겨내고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이 시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면 좋겠다.

감기는 좀 어떻노 하다가
불면증이 와서 한 숨도 못 잤다 하다가
카드로 자동차세 내면 포인트 받는대 하다가
그거 받을 뻔 했는데 서버가 다운 됐다 하다가
쥐꼬리만 한 밭, 김맸는데 온 몸이 쑤신다 하다가
콩꼬투리만한 거라도 내 땅 있었으면 좋겠다 하다가
다 거덜 내고 남의 터 남의 집에 사는 어느 집 얘길 하다가
마늘이며 감자며 용돈이 도로 올라오는 부모를 얘기 하다가
억대 연봉일 거야 하면서 막내 동서 얘기를 하다가
혼자되어 식당을 하는 어느 여자 얘길 하다가
늙음을 얘기하고 노후를 얘기 하다가
내 할 도리만 하면 됐지 욕심이 끝없다 하다가
하다가 하다가 하다가 또 하다가 하다가 하다가
-'하다가' 중에서
김연래 시인은
1965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2년에 <청룡열차를 탄다> 외 4편이 월간 순수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 제25회 전국 마로니에 여성백일장 아동문학부문에서 <쉼표>로 우수상 ,
2008년 제29회 전국 만해백일장 산문부 일반대학부문에서 <설거지>로 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08년에 <쉼표> 외 1편이 격월간 아동문예 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시집 <안경을 벗다> (2009년), <바람 불어 그대 보고픈 날> (2021년)이 있습니다.
동시집 <눈치코치가 백 단>, <엄마는 홀딱 넘어갔다> (2021)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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