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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를 들으며 <안경을 벗다> 개정판

바람이 붑니다. 제주에서 바람은 일상입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어떤 사람은 바람 때문에 제주도를 떠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바람 때문에 제주도에 산다고 합니다. 바람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제주도에 살 수 없습니다. 베란다로 보이는 것은 귤 밭과 귤 밭 둘레에 심어진 쑥대낭과 그 너머 일주도로에 다니는 차들과 그 너머 바다입니다. 바다가 흐리면 하늘도 흐리고 하늘이 흐리면 바다도 흐립니다. 바람이 불면 휘이이 휘이이 바람의 휘파람과 함께 쑥대낭이 흔들댑니다. 바람이 심한 날은 마치 바람이 쑥대낭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흔들어대듯 합니다. 계속 보고 있으면 바람도 신이 났지만 쑥대낭도 신이 나 보입니다. 언제 누가 쑥대낭을 맘껏 흔들어 줄 수 있을까요? ..
바람이 붑니다. 제주에서 바람은 일상입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어떤 사람은 바람 때문에 제주도를 떠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바람 때문에 제주도에 산다고 합니다. 바람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제주도에 살 수 없습니다.

베란다로 보이는 것은 귤 밭과 귤 밭 둘레에 심어진 쑥대낭과 그 너머 일주도로에 다니는 차들과 그 너머 바다입니다. 바다가 흐리면 하늘도 흐리고 하늘이 흐리면 바다도 흐립니다.

바람이 불면 휘이이 휘이이 바람의 휘파람과 함께 쑥대낭이 흔들댑니다. 바람이 심한 날은 마치 바람이 쑥대낭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흔들어대듯 합니다.






계속 보고 있으면 바람도 신이 났지만 쑥대낭도 신이 나 보입니다. 언제 누가 쑥대낭을 맘껏 흔들어 줄 수 있을까요?

살다 보면 쑥대낭처럼 외부의 영향으로 흔들이기도 하고 또 살다 보면 그럴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제가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아마 쑥대낭 같은 처지였지 싶습니다. 어찌하여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게 되고 글쓰기 선생을 하게 되고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시를 쓸 이유를, 글을 쓸 이유를 찾는 중입니다.

‘빗소리를 들으며’는 제 첫 시집 ‘안경을 벗다’(2009년, 오감도)의 개정판입니다.
김연래 시인은
1965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2년에 <청룡열차를 탄다> 외 4편이 월간 순수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 제25회 전국 마로니에 여성백일장 아동문학부문에서 <쉼표>로 우수상 , 2008년 제29회 전국 만해백일장 산문부 일반대학부문에서 <설거지>로 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08년에 <쉼표> 외 1편이 격월간 아동문예 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시집 <안경을 벗다> (2009년), <바람 불어 그대 보고픈 날> (2021년)이 있습니다.
동시집 <눈치코치가 백 단> (2021년), <엄마는 홀딱 넘어갔다> (2021년)가 있습니다.
개정판 <빗소리를 들으며> (2021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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